[아시아 문화] 네팔의 살아있는 여신: 쿠마리(Kumari)

 

[아시아 문화] 네팔의 살아있는 여신: 쿠마리(Kumari)

 

 

안녕하세요. 봄앤이예요 'ᗜ'✿

 

여러분들은 ‘시타를 위하여’라는 네이버 웹툰을 아시나요? 이 웹툰은 네팔의 살아있는 여신 쿠마리(Kumari)에 대한 내용을 담은 만화인데요. 그림도 예쁘고 내용도 좋았던 지라 저는 꽤 재미있게 읽었던 기억이 납니다. 무엇보다 웹툰을 통해 다른 나라 문화를 일부 접할 수 있었던 것도 좋았고요. 또 요즘 같은 세상에 ‘살아있는 신’의 존재를 믿는다는 것도 조금은 신기했는데요. 그래서 오늘 준비한 콘텐츠는 어렸을 때부터 살아있는 신이 되어 모두의 추앙을 받지만, 결국 모든 것을 잃고 은퇴하는 네팔 여신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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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팔의 살아있는 여신 쿠마리란?

 Nepal's living goddess: Kumari 

 

<Photo By. Ritesh Man Tamrakar>

 

쿠마리는 네팔의 살아있는 여신입니다. 아주 어린아이를 까다로운 기준으로 선발하여 여신으로 선출하면, 그 아이는 가족들과 떨어져 은밀한 곳에서 생활을 시작하는데요. 네팔의 큰 종교행사, 축제 때만 모습을 잠깐 비추기 때문에 자주 볼 수는 없다고 합니다.

 

또 쿠마리는 네팔에 단 한 명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각 도시와 마을 별로 11명이 있는데요. 이들 모두를 합쳐서 쿠마리스(kumaris)라고 하며, 11명의 쿠마리 중 대표자는 로열 쿠마리(royal kumari), 그 외의 쿠마리를 로컬 쿠마리(local kumari)로 구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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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마리 탄생과 관련된 전설

 Kumari Legend 

 

 

쿠마리 탄생과 관련된 전설은 총 4가지가 있습니다. 그중에서도 가장 잘 알려진 전설은 자야 프라카시 말라 왕과 관련이 있는데요. 과거 탈레주 여신은 아름다운 여자로 현신하여 자야 프라카시 말라 왕을 만납니다. 이 둘은 매일 밤 트리파사라는 주사위 게임을 하였는데요. 어느 날 자야 프라카시 말리 왕이 욕정을 참지 못하고 탈레주를 범하려는 우를 저지릅니다.

 

이에 탈레주가 크게 분노하여 왕을 찾아오지 않게 되었고, 왕은 탈레주 여신을 위한 사원을 짓고 자신의 죄를 용서해달라고 빌죠. 이에 여신 탈레주는 자야 프라카시 말리 왕에게 순수한 여자 아이를 자신의 분신으로 섬길 것을 명하는데요. 이렇게 탄생한 어린 여자아이가 탈레주의 분신 쿠마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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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마리가 되기 위한 조건

 Conditions to become Kumari 

 

 

살아있는 여신이 되기 위해서는 까다롭고 엄격한 심사 기준을 통과해야 합니다. 심사는 5명의 수석 불교인과 왕실 사제, 탈레주의 사제, 왕실 점성가 등이 진행하는데요.

 

첫 번째 시험은 외모와 관련된 32가지 조건을 모두 부합해야 하고, 두 번째는 전임 쿠마리가 사용했던 장신구를 골라야 하며, 세 번째는 목이 잘린 동물과 피 비린내가 나는 컴컴한 방에서 하루를 보내야 합니다. 이 모든 것을 통과하면 비로소 쿠마리가 될 수 있는데, 이때 쿠마리의 나이는 고작 2~5세밖에 되지 않는다고 합니다.

외모와 관련된 32가지 조건

 

1. 균형 잡힌 발 / 2. 아치의 원 / 3. 균형 잡힌 모양의 발뒤꿈치 / 4. 긴 발가락 / 5. 오리를 닮은 발과 손 / 6. 부드러운 손과 발 / 7. 이파리 같은 몸 / 8. 사슴의 허벅지 / 9. 골반에 깊숙이 자리 잡은 생식기 / 10. 둥근 어깨 / 11. 사자의 가슴 / 12. 긴 팔 / 13. 처녀 / 14. 홍합같이 길고 매끈한 목 / 15. 사자의 뺨 / 16. 총 40개의 치아 / 17. 가지런한 치아 / 18. 흰 치아 / 19. 작은 혀 / 20. 촉촉한 혀 / 21. 참새 같은 목소리 / 22. 푸른 눈 / 23. 암소 같은 긴 속눈썹 / 24. 아름다운 눈매 / 25. 금색의 눈매 / 26. 고운 피부색 / 27. 직모이지만 오른쪽으로 도는 가마 / 28. 검푸른 머리색 / 29. 넓은 이마 / 30. 둥근 머리 / 31. 반얀나무 같은 몸 / 32. 튼튼한 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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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마리로서의 삶

 Life as Kumari 

 

 

모든 시험을 통과하고 살아있는 여신 쿠마리가 되면, 작고 어린 여자아이는 가족들과 떨어져 고립된 생활을 시작합니다. 특히 로열 쿠마리로 불리는 카트만두 쿠마리는 특별한 행사가 없는 한 사원 밖을 나갈 수 없죠. 당연히 학교, 학원을 다닐 수 없으며 또래 친구들과 어울리지도 못합니다.

 

또 쿠마리는 항상 빨간 옷을 입어야 하며, 탈레주 여신이 몸에서 떠날 때까지 땅에 발을 딛지 못한다고 하는데요. 그래서 여신으로서의 삶이 끝난 쿠마리는 제대로 걷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고 합니다. (그래도 로컬 쿠마리는 비교적 자유로운 생활을 할 수 있다고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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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있는 여신 쿠마리의 은퇴

 Kumari's retirement 

 

<Photo By. shankar s.>

 

네팔은 종교 특성상 피를 불경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쿠마리가 피를 흘리면 여신으로서의 자격이 끝난 것이라고 하는데요. 이는 상처뿐만 아니라 나이가 들어 자연스럽게 시작하는 월경도 마찬가지입니다. 대부분의 쿠마리가 13~20세 사이에 여신으로서의 자격을 잃게 되는 것이죠.

 

또 쿠마리가 되었던 여성은 최소한의 생활을 위해 국가로부터 연금을 받는다고 하는데요. 하지만 사원 안에서만 생활했던 여성이 갑자기 사회에 나와 적응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라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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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마리 하나의 문화일까 학대일까?

 

<Photo By. Ramakrishna Math and Ramakrishna Mission Belur Math>

 

네팔 쿠마리에 관해 전 세계는 ‘아동 학대다’, ‘인권 침해다’라는 지적을 합니다. 부모의 도움이 필요한 아이를 부모로부터 독립시키고, 정상적인 생활을 하지 못하게 만들기 때문이죠. 또 쿠마리는 함부로 웃을 수도 울 수도 없기 때문에, 은퇴를 해서도 본인의 감정을 표현하는 것에 어색함을 느낀다고 하는데요.

 

탈레주도 좋고 여신도 좋지만, 어린아이를 여신 선발대회에 내보내는 부모도, 이를 여신으로 섬기고 추앙하는 것도 온전히 이해하기는 힘든 문화인 것 같습니다. 문화를 폐지하라고는 못하겠지만 부디 카트만두의 쿠마리도 다른 쿠마리처럼 자유로운 활동이 가능해졌으면 좋겠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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